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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한 지 벌써 8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퇴사했을 당시 나는 퇴사하게 된 순간과 퇴사를 결정하기까지의 순간들을 글로 남겼었다.

 

이직 후 회사에서 그리고 퇴사 이야기, 회고

쓸까, 말까, 고민했던 이직 후 회사에서의 이야기 그리고 퇴사 이야기에 대해서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된 이유와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고민들에 대해서 담담하게 적어 내려가 보려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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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나서 내가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8개월이란 시간 동안 어떠한 순간들을 견디고 끝내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는가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정말 8개월이라는 시간이 짧지 않기 때문에 긴 글이 될 수도 있다. 8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느낀 감정들 생각들을 여기에 다 적어보려고 한다. 하나도 빠짐없이.

 

11월 말 퇴사를 하게 되었고 곧바로 "데이터 엔지니어" 로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서 준비를 해나갔다.
이력서를 데이터 엔지니어 기준으로 다시 작성했고 다시 작성한 이력서를 가지고 여러 채용 플랫폼을 통해 지원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에서 데이터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있었지만 서류 합격률이 생각보다 낮아서 면접을 보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도 내 이력서를 좋게 봐준 몇몇 기업이 있었다.

 

여러 기업들을 지원했고 키즈노트, 타다, 모두싸인, NHN DATA 등과 같은 기업에서 서류에 합격에 면접을 보게 되었다.
각 기업에서 면접 후기들은 따로 적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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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키즈노트라는 기업에서 면접을 보고 나서 바로 최종 합격이 되어버렸다. 기술 면접만 보았는데 최종합격이 되어서 당황한 경험이기도 했고 퇴사하고 나서의 첫 합격 소식이었기 때문에 기분이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키즈노트라는 기업에 가지 않았다.
카카오 계열사이긴 했지만 그 당시의 나는 자신감이 넘쳐서 인지 내가 원하는 조건이 맞지 않으면 가지 않겠다고 생각했고 면접을 보면서 느꼈던 부분은 나보다 잘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고 내가 배울 부분이 없을 것 같았다. 카카오 계열사들은 카카오 인프라를 사용하는데 온프레미스였기 때문에 폐쇄적인 환경에서 스스로 구축해서 사용하고 있었고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인 걸까 하는 고민도 많이 했던 순간이었다.
한편으로는 더 좋은 곳에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입사를 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저 오만이었고 내 위치가 어디인지 잘 모르는 상태였고 근거 없는 자신감만 넘쳤던 시기였던 것 같다. 하지만 입사를 포기한 점에 대해서는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그렇게 다시 도전을 이어나갔다. 계속해서 채용공고를 통해 지원을 하면서 내가 많이 부족한 게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이 계속 들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데이터 엔지니어라는 직무에 대해서 전 직장에서 처음 접하게 되었고 처음 배운 스킬과 이제 막 데이터 엔지니어링에 대해 알아가고 있을 무렵이었기 때문에 기초를 조금 더 다지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러 온라인 교육이나 부트캠프, 오프라인 교육 등에 대해서 찾아봤던 것 같다. 그런데 정말 하나도 빠짐없이 데이터 엔지니어링에 대한 교육은 없고 데이터 분석이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 대한 교육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던 중 플레이데이터라는 곳에서 진행하는 부트캠프의 커리큘럼을 확인하게 되었다. 데이터 엔지니어링 과정이 있었고 하둡과 스파크를 알려준다는 과정을 보고 나서 바로 지원하게 되었다.

 

예전에도 웹/앱 개발 관련해서 국비교육을 들었었는데 그냥 지원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플레이데이터 부트캠프에서는 별도의 화상 면접이 기다리고 있었고 편하게 화상 면접을 보게 되었다. 내가 왜 지원하게 되었는지 부트캠프에서 무엇을 얻어가고 싶은지 등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고 결과적으로는 부트캠프에서 교육을 받게 되었다. 6개월간의 부트캠프였고 9시부터 6시까지 정해진 시간에 교육을 들어야 했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정말 지각을 많이...ㅎㅎㅎ)

 

그렇게 1월 말부터 부트캠프 교육을 시작하게 되었다. 부트캠프에서 시작하기 전 OT를 진행했다. OT 날에는 각자 자기소개를 하는데 비전공자들이 대부분이었고 일을 하다 온 사람들도 많이 보였고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하다 온 사람도 보여서 많이 흥미로웠던 것 같다.
그렇게 부트캠프가 시작되었다.

 

부트캠프를 시작하고 나서 얼마 있지 않아 리멤버라는 채용 플랫폼에서 네이버웹툰 채용 담당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데이터 엔지니어 신입으로 지원해 볼 생각이 없냐는 말에 나는 바로 지원하고 싶다고 대답했고 그렇게 채용 프로세스가 진행되었다. 기본적인 서류를 제출하는데 정말 열심히 적었던 것 같다. 네이버웹툰을 정말 자주 보기 때문에 내 솔직한 경험들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서류를 제출하고 얼마 뒤 서류 합격 소식이 왔고 실시간 코딩 테스트를 보게 되었다. 처음으로 실시간 코딩 테스트를 보기 때문에 정말 많이 긴장했었던 것 같다. 면접관분께서 내가 작성하는 코드를 보고 있고 내가 설명한 알고리즘을 실시간으로 작성해야 했다.
다행히도 마침 부트캠프에서 파이썬 교육 과정을 진행하고 있었고 파이썬 언어를 다루는 데 있어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한 대로 바로 코드를 작성할 수 있었다. 그렇게 코딩 테스트가 끝나고 며칠 뒤 합격 소식을 받았는데 너무 기분이 좋았다.
사실 코딩 테스트에 자신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내가 합격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었고 그래서인지 더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이어서 기술 면접이 진행되었다. 나는 교육을 듣고 있었기 때문에 수업을 듣는 중간에 나와서 부트캠프 회의실에서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을 보는데 와이파이 상태가 좋지 않아 끊기기도 하고 내가 아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답을 했지만 스파크와 관련된 부분에서는 내가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스파크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정말 야속하게도 모른다고 했지만 스파크에 대한 질문이 계속 이어졌던 것 같다. 1시간 내내 질문을 받고 나서야 면접이 끝이 났다. 면접을 보고 나서 떨어졌다는 직감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역시 며칠 뒤 불합격이라는 소식을 받게 되었는데 정말 많이 무너지고 자존감도 낮아지고 힘든 순간이었다. 너무 가고 싶은 기업이었기 때문에 정말 온 힘을 다해 준비했었고 최선을 다한 만큼 기대도 많이 했었기 때문에 불합격이라는 소식을 듣고 나서 정말 힘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머신러닝과 딥러닝에 대한 교육 과정을 진행하는데 처음 오신 강사님께서 정말 가르치는 스킬이 하나도 없으셨기 때문에 나와 정말 맞지 않아 방황을 많이 했던 시기였다. 그래도 중간중간 서류 합격 소식이 들려와 사전 과제를 준비했다.
스마일게이트와 버즈빌이라는 기업의 사전과제를 진행했고 버즈빌이라는 기업의 사전과제에 합격해 면접을 보게 되었다. 한창 벚꽃 피는 시기에 석촌 호수 근처에 있는 회사에 가서 면접을 보게 되었다. 면접을 보기 전에 간단한 코딩 테스트를 진행하고 면접을 진행했는데 코딩 테스트에서 제대로 푼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내가 푼 코딩테스트에 대해서 면접 때 질문을 해주시는데 쉽지 않았다. 그렇게 아쉬운 면접을 마치고 다음 날 바로 불합격이라는 메일을 받게 되었다.

 

하루도 되지 않았는데 불합격이라니... 정말 속상하기도 하고 빠른 결과를 알려주는 건 좋지만 너무하다는 생각도 들고 스스로가 많이 작아졌던 것 같다. 정말이지 하루 만에 불합격이라는 결과를 보냈다는 사실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잘 모르겠고 내가 그 정도로 별로였나 싶은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다. 심지어 다음으로 서류에 합격해서 사전과제를 하고 면접을 보게 된 엔유라는 게임 회사에서도 면접을 본 다음 날 불합격이라는 메일을 받게 되었다.

 

두 번 연속으로 면접 본 다음 날 불합격이라는 결과를 받게 되니 정말... 속상하고 자존감이 너무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엔유라는 기업의 사전과제로 정말 열심히 구성도를 그려갔는데 내 사전과제만 빼간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나름 대답도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왜 탈락인 건지 정말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물론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부트캠프에서 웹 개발 교육 과정이 시작되고 웹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나는 나와 가장 친한 친구들과 같은 팀이 되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고 지나간 안 좋은 결과들을 미뤄두고 프로젝트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5명으로 된 팀에서 2명 하고는 친했지만 나머지 2명과는 친하지 않았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하면서 많이 친해졌던 것 같다.

 

웹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내가 그동안 실무 경험들을 많이 녹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Git 으로 버전 관리하는 부분이나 기본적인 인프라 구조를 미리 잡고 팀원들이 개발만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해 주었다. 다행히도 팀원들이 내 말을 잘 따라주었고 내가 알려주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열심히 배우려고 해서 고마웠던 것 같다. 
정말 Git 으로 버전관리를 하는 부분에서 충돌이 너무 많이 생겨 많은 고생을 하긴 했지만 나름 프로젝트를 좋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고 재미있었다.

 

맞다. 중간에 케이크라고 하는 스노우 자회사에 면접을 보러 갔었는데 칠판에 문제에 대한 쿼리를 직접 작성해 가며 면접을 보았는데 와아.. 쉽지 않았다. 애초에 데이터 분석과 관련된 관점에서 생각을 많이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떨어진 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벌써 시간이 흘러 6월이 되었고 드디어 내가 원했던 하둡과 스파크를 배우는 과정이 시작되었다. 너무 기대되었고 열심히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람.. 상공회의소에서 오래 근무하셨던 나이가 많으신 강사님이 오셨는데 가르쳐주시는 버전도 오래된 버전이었고 강의 자료도 대충 만들어져 있어 도저히 교육을 들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부트캠프 측에 이야기해서 결국 강사를 교체하게 되었다.

 

교체하는 중간에 도커와 쿠버네티스를 가르쳐주시는 강사님이 오셨는데 정말 너무너무 잘 알려주셔서 수업을 재미있게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다음 하둡과 스파크를 알려주실 강사님이 오셨는데... 결론은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정말 너무 기대했고 내가 부트캠프에 온 가장 큰 이유가 하둡과 스파크를 배우는 것이었는데 알려주시는 강사님이 많이 아쉬웠던 것 같다. 교육 자료도 제대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고 계속해서 바뀌는 강의 주제와 매우 산만하셨던 강사님이었기 때문에 많이 답답했던 순간이었다.

 

이 순간에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기에 와서 제대로 된 교육을 듣지 못했고 내가 원하는 교육을 듣지도 못했는데 나는 그럼 부트캠프에 왜 온 걸까.. 나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부트캠프에서 배우는 걸 포기하고 면접 준비를 하는 게 맞는 걸까.. 최종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데 나는 이 프로젝트를 하는 게 맞는 걸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 프로젝트에 집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심적으로 많이 흔들렸던 시기였다.

 

그리고 불쑥 찾아온 레몬베이스라는 기업에 서류를 합격했고 면접을 보게 되었다. 회사에 대해서 찾아보는데 정말 내가 원하는 기업과 가장 가까운 기업이었다. 회사 사이트에 정말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회사에 대해서 설명을 적어놓았고 업무 하는 방식이나 회사에서 지원해 주는 온보딩 프로세스와 여러 부분들을 보면서 정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기업이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준비했었던 것 같다.

 

스터디카페를 예약해서 면접을 보게 되었다. 스터디카페에서 조명이나 노트북 받침대와 같이 면접 환경을 제대로 지원해 주어서 편하게 면접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면접을 보는데 음.. 다른 기업들 같은 경우에는 이게 뭐예요? 하고 이론이나 잘 아는지에 대해서 물어보는 반면에 레몬베이스에서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나의 의견이나 생각을 많이 물어보는 질문들이 많았다. 그리고 실제 내 경험을 통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많이 물어보았던 것 같다. 그래도 나름 이야기도 잘하고 했지만 마지막에 실무와 관련된 질문에서 대답을 잘 못했던 것 같은데 그런 부분 때문에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너무 가고 싶은 기업이었는데 떨어져서 너무 아쉬웠고 이때 심적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계속되는 불합격 소식으로 떨어진 자존감과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들이 겹쳐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데이터 엔지니어라는 직무로 일을 하기 위해서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고 차라리 포기하고 다른 직무로 지원해서 일을 먼저 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심지어 퇴사를 위해 그동안 모아놨던 비상금도 거의 다 떨어져 가는 시점에서 정말 무수히 많은 고민들이 나를 괴롭혔던 것 같다.

 

부트캠프 최종 프로젝트에서는 내가 팀장을 맡게 되었는데 정말 팀장이 힘든 위치에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나를 제외하고 팀원들이 실무에 대한 경험과 개발에 대한 경험이 매우 적었기 때문에 어떻게 방향을 잡아줘야 하고 이끌어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팀원들 각자의 배우는 속도나 프로젝트에 임하는 속도와 집중도 많이 달랐기 때문에 어떻게 같이 이끌고 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리고 팀원들이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서 꼭 결과를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내가 중간에 끼어들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기다려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부트캠프에서 최종 프로젝트 발표와 수료까지 일주일이 남은 시점에서는 어쩔 수 없이 내가 관여해서 모든 개발을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었고 내가 맡은 추천시스템까지 마무리하기 위해서 정말 밤을 새 가며 열심히 개발하고 작업을 했던 것 같다. 추가적으로 필요한 서류들도 준비하고 발표 자료를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정신없이 일주일을 보냈던 것 같다. 일주일 동안에는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밤을 새우며 작업을 했던 것 같다. 마지막 발표날까지도 밤을 새 가며 자료를 준비하고 마무리하기 바빴던 것 같다.

 

중간에 테이블에이아이라는 기업에서 대표에게 연락이 와서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카페에 가서 간단하게 면접을 보았는데 기분이 너무 좋지 않은 경험이었다. 주로 대표님이 질문을 해주셨는데 '이거 할 줄 아세요?' 라는 듯한 질문이 대부분이었고 그냥 신입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라는 한마디에 너무 기분이 안 좋았다. 물론 내가 잘 모르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부족한 부분도 있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나를 깎아내리는 듯한 질문에 기분이 별로였던 것 같다. 그리고 옆에 앉아있던 책임이라는 분은 아예 고개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고 관심조차 없었다. 내가 첫 직장에서 느껴왔던 그런 분위기... 전형적인 올드한 SI 기업의 분위기였다. 그래서 기분 좋게 면접을 보러 갔지만 그날은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던 것 같다.

 

길고 길었던 6개월 간의 부트캠프의 마지막 날!
최종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수료식이 있는 날이었다. 나와 팀원 한 명이 같이 발표를 하게 되었는데 정말이지 너무 떨렸던 것 같다. 내가 못할까 봐 떨렸던 게 아니라 내가 대표로 발표하는 입장에서 내가 발표를 망쳐버리면 그동안의 팀원들이 한 노력이 아무것도 아니게 될까 봐 더 긴장이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준비도 많이 못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긴장을 했고 첫 번째 순서로 발표를 시작하게 되었다. 발표를 하는데 너무 긴장해서 말도 꼬이고 어찌어찌 발표를 마치긴 했지만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대로 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끝났다는 생각에 기분이 너무 홀가분했다.

 

이렇게 6개월간의 부트캠프가 마침표를 찍었다.
6개월 간의 부트캠프가 끝나면서 누군가에게는 아쉬운 마침표가 되었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시원 섭섭한 마침표가 되었을 것이다.
나는 정말 6개월이라는 부트캠프 기간 동안에 정말 많이 힘들었고 앞으로의 내 인생에 있어 중요한 고민을 하는 시기였었고 어떻게 보면 지금의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겸손해지는 시간이었고 스스로에 대해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내 부족한 점을 힘겹게 채워가는 시간이었다. 

 

부트캠프가 끝나고 잠깐의 휴식도 없이 나는 바로 면접을 준비했다. 두 군데에서 면접 제안이 왔고 연달아 하루씩 면접을 보게 되었다.
하나는 이젤 이라는 기업이었고 하나는 로이드케이 라는 기업이었다. 이젤에 면접을 보러 가서 여러 질문들을 받는데 데이터 엔지니어링보다는 개발과 관련된 질문을 많이 해주셨던 것 같고 어떻게 보면 정말 다행이라고 느낀 것은 내가 최종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사용했었던 기술들과 경험을 토대로 질문에 답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었다. 그리고 면접관 분들도 이런 점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면접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데 이상하게 합격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고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다음 날 로이드케이 라는 기업에 면접을 보러 갔다. 도착하자마자 직무능력테스트를 보게 되었는데 처음 보는 테스트여서 당황스럽기도 했고 다 아는 내용이지만 막상 글로 적으려고 하니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정말 익숙한 리눅스 명령어 같은 건 다 적었던 것 같다.
그리고 테스트를 마치고 바로 면접을 보게 되었다. 팀장급의 면접관 세 분이 앉아계셨는데 기본적인 질문들을 받았고 어렵지 않게 대답했던 것 같다. 여러 질문들 중에 기억이 남는 질문은 왜 신입으로 지원했느냐는 질문과 성장에 대한 질문이었던 것 같다. (자세한 내용은 면접 후기에서!ㅎㅎ)

 

그렇게 정말 바빴던 한 주가 지나가고 바로 다음 주 월요일에 바로 면접 결과가 나왔다. 로이드케이 에서 합격 전화를 받았는데 연봉에 대한 얘기를 듣고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내가 생각한 금액보다 현저히 낮은 금액이었기 때문에 생각해 보고 다시 연락드린다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정말 이 정도를 감수해 가며 이 회사에 가는 게 맞는 걸까.. 나는 정말 이 정도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오후 4시쯤인가 이젤 에서 면접 결과 메일이 왔다. 결과는 합격...!
정말 기분이 너무 좋았다. 드디어 내가 기술 면접에서 합격을...! 드디어 나도 취업을 할 수 있는 건가? 하는 안도감과 그동안의 고생이 머리를 스쳐 지나가면서 스스로에게 정말 고생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리도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면접을 보면서 내가 관심 있어하는 기술들을 다루어볼 수 있었고 앞으로의 데이터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기 때문에 이젤이라는 기업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조건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더욱이 원했던 것 같다.

 

그렇게 바로 다음 날 최종 면접을 진행하게 되어 면접을 수락하고 바로 면접을 준비했다. 하루도 안 되는 시간이 주어져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도 있었지만 그 짧은 시간 내에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고 생각해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준비를 다하고 나서 잠을 자려고 하는데 잠이 잘 오지 않았다. 긴장되기도 했고 계속해서 머릿속으로 최종 면접을 보는 상황을 상상했던 것 같다. 그리고 면접을 마무리하기 전에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이야기할지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생각하다 보니 잠을 잘 못 잤던 것 같다. 

 

최종 면접은 화상을 진행되어서 테스트를 빠르게 마치고 기다리는 데 정말 너무 떨렸던 것 같다.
그렇게 대표님이 들어오시고 바로 면접이 시작되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하고 질문에 대답을 하고 나서 내가 알지 못했던 회사의 자세한 소개를 들을 수 있었고 영상을 보면서 어떤 플랫폼을 진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고 나서 앞으로 내가 이젤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대표님과 처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신기했다. 보통은 최종면접에 합격하고 나서 채용 담당자분과 함께 처우에 대해서 협의를 하곤 했는데 대표님과 이런 얘기를 하고 대표님에게 직접 답변을 들을 수 있어서 오히려 내가 이젤이란 기업에서 일을 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마무리로 내가 준비했던 모든 말들을 다 하고나서 점심 식사를 맛있게 드시라는 말을 건네고 나서야 면접이 끝나게 되었다.

 

면접을 보고 나서 기분이 너무 날아갈 것처럼 좋았던 것 같다. 나름 면접도 잘 봤다고 생각이 들었고 직접 처우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어서 그런가 드디어 나도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있었다. 하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차분하게 기다리자는 생각에 열심히 들뜨는 마음을 눌렀던 것 같다.

 

정말 신기하게도 저녁 8시 반이 되어 메일이 하나가 왔는데 최종 합격했다는 내용이었다.
당연히 너무 기분이 좋았고 기대가 현실이 되는 순간의 그 감정이란... 그 순간 8개월 동안의 모든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것 같다.
계속되는 불합격 소식에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 순간들, 미래가 불안했던 순간들, 매 순간 작아졌던 순간들, ...
정말 신기하게도 합격 소식에 그러한 감정들이 사그라들듯이 해소가 되었던 것 같다. 나와 같이 힘든 순간들을 견뎌온 고마운 사람들에게 바로 합격 소식은 전했고 축하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정말... 너무 다행이다...

 

지난 8개월간 사람인, 잡코리아, 원티드, 캐치, 리멤버, 로켓펀치, 링크드인 등 정말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했었다. 확인해보니 원티드에서만 대략 150개에 해당하는 채용 공고에 지원을 했었고 다른 플랫폼까지 합치면 대략 200개 이상의 기업에 지원했던 것 같다. 

 

원티드에서 지원한 채용 공고 수

 

정말 불합격된 기업들이 많아서 서류에 합격한 기업들만 따로 정리해보았다.
서류 합격률이 7~8 % 정도 되는건가... 정말 이정도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자만이고 오만이었다.

 

서류에 합격한 기업 리스트

 


정말 수많은 불합격 소식과 어떤 기업에 지원해야하는 건지에 대한 고민들, 점점 눈높이를 낮추고 지원해가는 과정에서 드는 자괴감.. 그리고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끝까지 책임을 지고 포기하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했던 순간들 ... 수많은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었다.

 

정말 솔직하게 퇴사하고나서 2달에서 3달이면 취업을 해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자신있게 퇴사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해보자! 라고 다짐하고 시작했지만 정말 쉽지 않았다. 내가 아무리 준비를 많이 한다고 해도 회사와 맞는 사람이 아니라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고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경력들이 원망스러웠을 때도 많았다. 이젤 이라는 기업에서 합격 소식을 받지 못했다면 다른 길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내 길이 아닌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에 대해서도 많이 돌아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다시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까..?ㅎㅎ

 

 

이렇게 퇴사하고 8개월 간의 내 여정이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솔직하게 글로 적어보았고 힘들었던 이야기가 대부분인 것 같다. 적으면서도 순간의 감정들에 휩쓸려 그 순간의 감정들이 이 글에 스며들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많이 힘들었지만 내가 한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고 내가 한 선택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으려 노력했고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었고 무너질 때마다 옆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어주었기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살면서 내가 이렇게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열심히 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저 흘러가는대로만 살아왔고 아무 욕심 없이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대가가 생각보다 너무 크더라.. 나는...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지난 날들 덕분에 스스로가 조금은 단단해지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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